말의진화
말의진화
오늘날 우리가 아는 말은 약 5,500만 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여우 크기의 작은 생물로부터 진화해 왔다. 이 종이 발전과 개량을 거듭하여 오늘날은 200여 품종이 존재한다. 화석상의 증거로 미루어볼 때, 말의 알려진 가장 오래된 조상은 약 5,500만 년 전(에오세 초기)에 살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에오히푸스(Eohippus)” 또는 “새벽 말(Dawn Horse)”라고도 알려진 히라코테리움(Hyracotherium)은 여우만한 크기의 생물로 앞발 발가락이 4개, 뒷발 발가락이 3개였다. 이 원형 말은 당시 유럽에 붙어 있던 아메리카 대륙의 숲 주위를 뛰어다녔다.
화석증거
일련의 말 화석들은 가장 오래 된 히라코테리움(5,500만 년 전)으로부터 에쿠스(오늘날의 말)에 이르기까지 진화의 흔적을 보여 준다. 원래 화석 증거는 점진적이고 직선적인 진화의 결과 오늘 날의 말이 나타났다고 여겨졌으나, 추가적으로 화석이 발견되고 심층적인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오늘날은 말이 직선적인 진화과정을 겪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으로 분화되었음이 알려졌다. 말의 계통에서 오늘날의 말 에쿠스는 현재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분파일 뿐이다. 이들의 조상은 한때 다른 종과 공존했으며, 다른 종들은 급속히 멸종했다.
과도기
에쿠스까지 이어지는 진화단계에는 발가락의 수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몸 크기가 커지고 어금니의 크기가 커지고 수가 늘고 얼굴이 길어지는 등 몇 가지 일관성 있는 특성이 나타난다.
주목할 만한 에쿠스의 조상
히라코테리움은 오로히푸스(Orohippus)와 공존했다. 오로히푸스의 모습은 히라코테리움과 매우 흡사했으나, 갈아서 씹는 기능을 발달시켰다는 점이 달랐다. 좀 더 질긴 식물을 먹이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에오세 중기로 접어들면서 에피히푸스(Eppihippus)가 나타났는데, 여전히 크기는 여우만 했지만 어금니는 다섯 개였다. 에오세 말기 및 올리고세에 북미 지역의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숲이 풀밭에 자리를 내주었다. 메소히푸스(Mesohippus)라는 더 크고 다리가 긴 동물이 진화했는데, 등은 곧고 다리, 목, 머리가 길어졌다. 어금니는 여섯 개, 발가락은 앞 뒤 모두 세 개였다. 일부 지역에서 메소히푸스와 공존한 미오히푸스(Miohippus)는 머리가 크고 길었으며 계통도상 최초로 다양한 변이를 보여 최고 12종의 다른 후손을 배출했다.
메리키푸스(Merychippus)
메리키푸스는 1,700만~1,100만 년 전인 마이오세에 나타났다. 환경은 숲과 정글에서 평원으로 바뀌고 있었다. 메리키푸스의 다리와 목은 더 길었고 눈은 얼굴의 옆에 달려서 더 빨리, 더 멀리 볼 수 있었다. 발가락은 세 개였지만 대부분의 체중은 가운데 발가락에 실려 있었다. 외모가 비로소 오늘날의 말처럼 보이기 시작한 종이었다.
플리오히푸스(Pliohippus)
플리오히푸스는 현대 말의 “할아버지”로 여겨지며, 600만 년 전(플리오세 중반)에 존재했다. 최초로 발가락이 하나인 말로 높이가 12.2 hh(47 인치) 정도 되었고, 에쿠스의 가장 잘 알려진 친척인 디노히푸스(Dinohippus) 등 종 분화가 다시 한 번 일어났다. 플리오세 말(260만 년 전) 최초의 대규모 빙하작용으로 에쿠스 종 일부가 구세계로 이동했다. 아프리카에서 이들은 오늘날의 얼룩말로 분화했고, 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에서는 사막 야생 당나귀와 당나귀로 진화했다. 유럽, 아시아, 중동에서는 진정한 말 에쿠스 카발루스(Equus caballus)가 번성했다. 최대 100만 년 전에는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에 무수한 에쿠스 군집이 있었으나, 약 1만 년 전 아메리카에서 대규모 멸종이 일어나 말이 모두 사라졌다. 그때 이후 16세기 신세계를 정복한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말이 아메리카에 다시 도입될 때 까지 아메리카에는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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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카발루스
이 현대 말은 5,500만년에 걸친 진화의 결과로, “직선적” 진화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오랫동안 거론되었으나, 말과에 수많은 가지가 있었다는 화석 증거가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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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페루스
몽골인들은 아시아 야생마를 영혼이라는 뜻의 “타키(Takhi)”라고 불렀다. 20세기 중반까지 아시아 야생마는 아직도 야생에서 볼 수 있었으나, 사냥으로 멸종되고 동물원에서만 살아남았다. 최근 야생에 재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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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아프리카누스
사진의 소말리아 야생 당나귀는 에쿠스 아프리카누스(아프리카 야생 당나귀)의 아종으로,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에서 발견되며 키는 4¼에서 4¾ 피트 (1.25~1.45미터) 사이다. 야생에 1,000두 미만이 남아 있어서 멸종 위험에 처해 있는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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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제브라
야생에 33,000두 정도가 살고 있으나 멸종 위험이 매우 높다. 산 얼룩말은 머리와 몸통의 줄무늬 패턴이 달라서 버첼 얼룩말과 쉽게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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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그레비
그레비 얼룩말은 얼룩말 종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크며, 원시말과 가장 가깝다. 이들은 케냐 북부 및 에티오피아 남부에서 발견되나, 3,000 두 밖에 남지 않아서 심각한 멸종 위험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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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헤르미오누스
아시아 야생마는 얼굴이 좁고 길며 키가 일반적으로 5 피트(1.5 미터)로 더 커서, 아프리카 야생마보다 더 말과 닮았다. 이들 역시 개체 수가 20,000 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멸종위기에 처했다. 인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몽골, 중국에서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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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버첼리
우리가 가장 친숙하게 알고 있는 얼룩말이다. 평원 얼룩말로도 알려진 버첼리 얼룩말은 크기가 작고 땅딸막하며 아프리카 동부의 초지 또는 사바나에서 번성한다. 600,000두 이상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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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키앙
키앙은 키가 4½ 피트(1.42 미터)이며, 아프리카 야생 당나귀와 아시아 야생 당나귀의 중간 모습을 하고 있다. 티벳과 네팔의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음을 볼 때, 말과에서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다.
말과
말 및 말과(Equidae)에는 8종의 말이 현존하며, 그 가운데 에쿠스 카발루스의 수가 가장 많다. 아시아 야생마 에쿠스 페루스(Equus ferus)는 1879년 러시아의 탐험가 니콜라이 프셰발스키에 의해 발견되었으나 고비 사막의 유목민들은 이미 이 종을 익숙하게 알고 있었다. 그들은 스태미나를 개선하기 위해 경주마와 이종교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말들은 1881년 새로운 종으로 공식적으로 선언되었으며, 세계에 이 말을 소개한 프셰발스키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다행히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많은 수가 포획되어 전 세계의 동물원에 전시되었다. 다행스럽다고 한 까닭은 1970년대 야생에서는 이 말들이 멸종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이들을 동물원에서 데리고 나와 자연 서식지에 풀어놔 다시 한 번 야생에서 뛰어 놀 수 있게 되었다. 프셰발스키 말로도 알려진 아시아 야생마는 키가 작고(약 13 hh/52 인치), 땅딸막하며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넓어서 강인한 체격을 지닌 말이다. 모색은 사막과 같은 회갈색이며 정강이는 검고 일부는 다리에 줄이 있으며 갈기와 꼬리는 검정색이다. 갈기는 곤두서 있으나 앞갈기는 없고 코와 주둥이는 밝은 색이다.
얼룩말과 당나귀
에쿠스 과의 진정한 야생인 또 다른 구성원은 얼룩말과 당나귀로, 이들은 오늘날도 큰 군집을 이루어 타고난 서식처 주위를 맴돈다. 말과는 외모가 다른 이들은 특성도 다르다. 예를 들어 말들은 네 다리 모두에 밤눈(chestnut, horny calluses)이 있으나, 얼룩말과 당나귀는 앞다리에만 있다. 얼룩말과 당나귀는 요추가 5개(말은 6개)이고 귀가 비교적 길며 갈기가 짧고 곤두 서 있다.
“호랑이 줄무늬” 때문에 즉시 눈에 띄는 얼룩말은 오늘날도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진정한 야생 얼룩말로 살아남았다.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종은 3종인데, 수가 가장 많은 종은 버첼 얼룩 말(Equus burchelli)이며, 산얼룩말(Equus zebra)는 그보다 수가 적고 그레비 얼룩말(Equus grevyi)은 희귀하다.
조상 만나기
기제류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과(科)가 있다.
말과(당나귀, 말, 얼룩말), 맥과(맥), 코뿔소과(코뿔소). DNA 증거에 따르면 말과 코뿔소과는 5천만 년 전에 분화한 것으로 보인다.
말과의 모든 구성원은 기제류(奇蹄類)로 분류된다. 기제류란 가운데(세 번째) 발가락으로 체중을 지탱하는 발굽 달린 동물 목(目)으로, 기제류에는 위과 같은 세 가지 과(科)가 있다.
야생 당나귀
가축 당나귀에 익숙한 사람이 많으나 이 이름이 알려진 것은 18세기 말에 불과하고, 그 진정한 야생의 조상은 아프리카 야생당나귀로,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의 자연 서식지에 1,000두 미만이 남아 있어서 멸종 위험에 직면해 있다. 헤르미온과 오나거는 아시아의 야생 당나귀의 다른 이름이다. 이들은 아프리카 야생 당나귀보다는 다리가 훨씬 길고 몸통이 높아서 더 말과 닮았다. 아시아 야생 당나귀는 인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몽골에서 볼 수 있으며, 오늘날 야생에 30,000 두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아종은 키앙(Kiang)으로, 이들은 70,000두 정도로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인도, 몽골, 중국에서 좀 더 흔히 볼 수 있다.